여요(汝窯)는 중국 도자기 가운데 가장 희귀하고 가장 존숭받는 자기다. 1100년 무렵 북송 궁정을 위해 채 이십 년도 못 되는 기간만 구워졌으며, 오늘날 온전한 형태로 남은 것은 백 점이 채 되지 않는다. 그 유약색은 송나라 사람들이 "비 갠 뒤 하늘"(雨過天靑)이라 불렀던 색——푸르지도 초록빛도 아닌, 은은한 오리알빛 청록으로, 살짝 누런빛이 도는 태토 위에 입혀져 얇은 가장자리에서는 태토의 온기가 은은히 비쳐 나온다.
이 디자인 시스템은 유약 자체를 바탕으로 삼는다. 장식은 전혀 없다——여요의 귀함은 바로 그것이 거부한 것에 있다. 채색도, 금박도, 용무늬도 없다. 남은 것은 표면을 뒤덮은 섬세한 '게발' 빙렬 무늬와 광활하고 고요한 여백, 그리고 초점에 놓인 단 하나의 그릇뿐이다. 절제야말로 이 미학의 전부를 말해준다.